양형 형평성2026.09.284

대표 16명 중 12명은 집행유예 - 중대재해처벌법 판결의 실제 형량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판결 16건을 세어 보니 대표 실형은 4건뿐이었다. 실형을 가른 것은 반복된 사고였고, 23명이 숨진 아리셀 대표는 2심에서 15년이 4년으로 줄었다.

대표 16명 중 12명은 집행유예 - 중대재해처벌법 판결의 실제 형량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가 숨지면 회사 대표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을 물을 수 있게 만든 법입니다. 그렇다면 시행(2022년 1월) 이후 법정에 선 대표들은 실제로 교도소에 갔을까요. 양형인사이트에 공개된 중대재해 판결을 모두 모아 대표 형량을 하나씩 세어 봤습니다.

근거: 양형인사이트 공개 판결 19건(1심 15건·2심 4건, 사고 16건)의 판결문 주문과 양형 이유. 기준일 2026년 9월. 사고별로 가장 최근 심급 결과를 기준으로 셌으며, 일부는 대법원 확정 여부를 판결문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16건 중 12건은 집행유예

같은 사고의 1심과 2심을 하나로 묶으면 사고는 16건입니다. 가장 최근 판결 기준으로 대표(경영책임자)가 실제로 수감되는 실형을 받은 사고는 4건, 형은 선고됐지만 집행을 미룬 집행유예가 12건이었습니다. 대표가 벌금만 받은 사례는 없었습니다.

구분건수형량 범위
대표 실형4건징역 1년~4년 (1심 기준 최대 15년)
대표 집행유예12건징역 6개월~1년 6개월 (1년이 6건으로 가장 많음)
법인 벌금16건 전부2,000만 원~20억 원 (16건 중 12건이 1억 원 미만)

집행유예 12건 중에는 법정 최저형인 징역 1년보다 낮은 형도 2건(징역 6개월, 8개월) 있었습니다. 유족과 합의했거나 초범이라는 사정을 들어 형을 깎은 결과입니다.

사고별 형량 한눈에

판결사고대표 형량법인 벌금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23.4.6 (2022고단3254)건물 5층 개구부 추락징역 1년 6월, 집유 3년3,000만 원
창원지법 마산지원 2023.4.26 (2022고합95), 2심 항소기각1.2톤 방열판에 깔림징역 1년 (실형)1억 원
인천지법 2023.6.23 (2023고단651)거푸집 동바리에 맞음징역 1년, 집유 3년5,000만 원
창원지법 마산지원 2023.8.28 (2023고합8)굴착기와 담장 사이 끼임징역 1년, 집유 2년5,000만 원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23.10.6 (2022고단3255)크레인 철근 낙하징역 1년 6월, 집유 3년2,000만 원
서울북부지법 2023.10.12 (2023고단2537)아파트 사다리 추락징역 8월, 집유 2년3,000만 원
제주지법 2023.10.18 (2023고단146)굴뚝 해체 중 구조물 낙하징역 1년 2월, 집유 3년8,000만 원
창원지법 2023.11.3 (2022고단1429)세척제 급성 중독(부상)징역 1년, 집유 3년2,000만 원
대구지법 서부지원 2023.11.9 (2023고단1746)강판에 베여 사망징역 1년, 집유 2년7,000만 원
대구지법 서부지원 2023.11.17 (2023고단593)후진 굴착기에 치임징역 1년, 집유 2년8,000만 원
서울중앙지법 2023.11.21 (2023고단3237)지하 개구부 추락징역 1년, 집유 2년5,000만 원
부산지법 2023.12.21 (2023고단1616)주차설비 끼임징역 6월, 집유 1년5,000만 원
대구지법 2024.1.16 (2023고단3905)기계 회전축 끼임징역 1년 2월, 집유 2년8,000만 원
창원지법 2025.6.13 (2024노2513)조선소 화물창 추락징역 2년 (실형, 1심 유지)20억 원
대전지법 2025.8.27 (2025노860)건조기 에탄올 폭발징역 3년 (1심 집유→실형)5억 원 (1심 1억)
수원고법 2026.4.22 (2025노1502)아리셀 공장 화재, 23명 사망징역 4년 (1심 15년)8억 원

실형을 가른 것: "또 사고가 났다"

실형 판결문에는 공통된 이유가 있습니다.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이미 경고를 받고도 고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국제강 판결은 대표가 2011년과 2021년에 두 차례 안전조치 위반으로 벌금을 받았고, 2021년 5월 사망사고로 재판을 받던 중에 또 사고가 났다고 적었습니다. 2심은 약 10개월 만에 같은 사업장에서 두 명이 숨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습니다. 삼강에스앤씨(조선소) 사건도 2021년 두 차례 사고로 처벌받았거나 재판 중이던 회사에서 다시 사망사고가 났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법원은 법인 벌금도 회사의 "조직문화 또는 안전관리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며 20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대전지법 사건은 방향이 반대로 바뀐 경우입니다. 1심은 공장 책임자에게 실형, 대표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는데, 2심은 책임자를 집행유예로 낮추고 대표를 징역 3년으로 올렸습니다. 공장에 안전관리 시스템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고, 대표가 반성하기보다 현장 책임자의 잘못만 부각하려 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아리셀: 15년에서 4년으로

2024년 6월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졌습니다. 1심(수원지법 2025.9.23)은 대표와 그 아들인 총괄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15년, 법인에 벌금 8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1심은 합의를 "제한적으로만" 반영했습니다. 돈으로 합의하면 선처받는 선례가 반복되면 기업이 안전 대신 이윤에만 몰두하게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2심(수원고법 2026.4.22)은 대표를 징역 4년, 아들을 징역 7년으로 크게 낮췄고 법인 벌금 8억 원은 그대로 뒀습니다. 판결문에 나온 이유는 네 가지입니다.

  • 검사가 든 대표의 의무 위반 가운데 일부(안전 목표 설정, 관리자 평가 기준, 비상구 관련)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 1심 때는 유족 일부와 합의했지만, 2심에서는 사망자 23명 전원의 유족과 합의했습니다. 2심은 합의 후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해서 합의를 적게 반영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 회사가 안전을 "완전히 방치"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불이 폭발 16초 만에 번지는 등 화재 자체의 특수성도 있었다고 봤습니다.
  • 대표가 실무 대부분을 아들에게 맡긴 데에는 경영상 판단이 있었고, 사고 당시 중대재해법 준수 컨설팅을 받던 중이었다는 점도 참작했습니다.

같은 사고, 같은 유족 합의를 두고 1심과 2심의 평가가 정반대로 갈린 셈입니다. 이 판결 뒤 유족과 노동단체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서울신문).

출처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3. 4. 6. 선고 2022고단3254
  •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3. 4. 26. 선고 2022고합95 / 부산고등법원(창원) 2023. 8. 23. 선고 2023노167
  • 인천지방법원 2023. 6. 23. 선고 2023고단651
  •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3. 8. 28. 선고 2023고합8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3. 10. 6. 선고 2022고단3255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10. 12. 선고 2023고단2537
  • 제주지방법원 2023. 10. 18. 선고 2023고단146
  • 창원지방법원 2023. 11. 3. 선고 2022고단1429
  •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11. 9. 선고 2023고단1746, 2023. 11. 17. 선고 2023고단593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21. 선고 2023고단3237
  • 부산지방법원 2023. 12. 21. 선고 2023고단1616
  • 대구지방법원 2024. 1. 16. 선고 2023고단3905
  •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5. 2. 28. 선고 2024고단10 / 대전지방법원 2025. 8. 27. 선고 2025노860
  • 창원지방법원 2025. 6. 13. 선고 2024노2513
  • 수원지방법원 2025. 9. 23. 선고 2024고합833 / 수원고등법원 2026. 4. 22. 선고 2025노1502
  • 서울신문 - 삼강에스앤씨 전 대표 징역 2년·법정구속
  • 서울신문 - 아리셀 대표 징역 15년→4년 감형

이 글에서 다룬 판례

※ 본 글은 공개 판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건은 자격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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