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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무슨 일이 있었나
피고인은 중증 자폐증이 있어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20대 남성 피해자의 친부로, 약 20년간 혼자 아들의 위생관리·식사·운동·환복 등 생활 전반을 돌봐왔다.
2020년 7월경 아들이 자폐 관련 약물을 먹어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약물 복용을 중단시켰고, 이후 양치질을 거부하는 등 이상증세가 심해지자 발버둥치는 아들 위에 올라타 강제로 양치질을 시키거나 화장실로 끌고 가다 집안 구조물에 부딪히게 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2년 5월 23일 둔부 피부농양 치료를 위한 병원 진료를 마지막으로, 이후 약 1년 8개월간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2024년 1월경부터 2월 6일경 사이에 아들은 알 수 없는 사고로 뇌출혈, 양팔·양다리 피하출혈, 오른쪽 갈비뼈 6~9번 골절, 왼쪽 엉치-엉덩관절 분리손상 등 다발성 손상을 입었고, 골절 부위와 관절 부위에 화농성 염증이 생겨 가슴 안쪽과 허리근까지 퍼졌다.
아들은 1월 27일경부터 제대로 걷지 못하고 약 10일간 6끼만 겨우 먹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고, 2월 6일 점심경부터는 음식을 씹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다 뒤로 넘어져 누운 자리에서 대소변을 보는 등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아들을 방으로 옮겨 눕혀 둔 것 외에 병원 치료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아들은 2024년 2월 6일 오후 7시 45분경 다발성 손상 후 발생한 패혈증 및 폐혈전 등으로 사망했다.
또한 피고인은 2024년 1월 하순경 18:00경 OO지역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아들이 양치질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효자손으로 다리와 등을 수회 때리고 오른 주먹으로 머리를 수회 때렸다.
한눈에 보는 결론
중증 자폐증이 있는 20대 아들을 약 20년간 홀로 돌봐온 친부가, 아들이 갈비뼈 골절과 엉치-엉덩관절 분리손상 등 다발성 손상을 입고 심각한 이상증세를 보였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해 결국 숨지게 했으며, 양치질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효자손과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 법원은 유기치사와 장애인복지법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법원은 왜 그렇게 판단했나
법원은 피고인이 중증 자폐증이 있는 아들을 약 20년간 돌봐온 보호자로서, 아들이 다발성 손상을 입고 제대로 걷지 못하며 식사를 거부하는 등 생명에 위험이 임박한 상태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병원 치료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한 행위가 유기치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아들이 이전에도 종종 식사를 거부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 적이 있고, 사건 전날까지도 장애인 복지관이나 마트에 다니는 등 정상적으로 생활했으며, 부검에서 확인된 내부 부상(왼쪽 엉치-엉덩관절 분리손상, 뇌출혈 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아들이 사망 전 약 10일간 6끼만 먹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명백한 위험 신호를 보였고, 피고인이 그런 상태를 직접 목격하고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점을 들어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없는 범위에서 공소사실을 일부 수정해 유죄로 인정했다.
배심원 7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고, 양형 의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3명,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1명, 징역 3년이 2명, 징역 1년 6개월이 1명으로 나뉘었다.
법원은 형법 제275조 제1항, 제271조 제1항(유기치사)과 장애인복지법 제86조 제3항 제3호, 제59조의9 제2호(장애인 폭행)를 적용하고, 두 죄를 경합범으로 가중하되 유리한 정상을 참작해 형법 제62조 제1항에 따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장애인복지법 부칙과 제59조의3 제1항 본문에 따라 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핵심 정리
이 사건은 중증 장애를 가진 가족을 돌보는 보호자라 하더라도, 눈앞에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이 명백한데도 병원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하면 형사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장애인을 때리는 행위는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별도 처벌된다는 점, 배심원 만장일치 유죄와 집행유예 선고가 함께 나온 사례로서 보호자의 돌봄 부담과 법적 책임 사이의 경계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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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구 지 방 법 원
제11형사부
판 결
사 건2025고합88 유기치사, 장애인복지법위반
피 고 인A, 무직
검 사서제원(기소, 공판), 조윤영(공판)
변 호 인변호사 ****(국선)
변호사 ****(국선)
판 결 선 고2025. 9. 24.
주 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5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장애인관련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중증 자폐증이 있어 일상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 정○
용(남, 22세)의 친부로 약 20년간 혼자 피해자를 보살펴 오면서 피해자의 위생관리,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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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운동, 환복 등 생활 전반을 관리해온 사람이다.
1. 유기치사
1)
피고인은 2020. 7. 16.경 피해자가 자폐증세 관련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그 증세가 완
화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약물 복용을 중단시켜 피해자가 양치질 등 위생관리를 거부
하는 등 이상증세가 심해지자 발버둥치는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강제로 양치질을
시키거나 피해자의 몸을 붙잡고 화장실에 끌고 가다 집안 구조물이나 가구에 부딪히게
하는 등 행위를 반복해오면서 2022. 5. 23.경 피해자 둔부의 피부농양 치료를 위한 병
원 진료를 마지막으로 피해자에 대한 병원 진료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피해
자는 2024. 1.경부터 2024. 2. 6.경까지 사이에 알 수 없는 사고로 대뇌 오른이마엽과
오른마루엽에서 경도의 지주막하출혈, 머리바닥뼈 앞쪽에서 소량의 경막하출혈, 양쪽
팔과 다리에서 다수의 피하출혈, 오른쪽 갈비뼈 6-9번 전측면에서 다발성 골절, 왼쪽
엉치-엉덩관절에서 분리손상, 왼다리 부위에서 다발성으로 형성된 피하연부조직출혈,
근육출혈 등 다발성 손상을 입었고, 위 손상들 중 오른쪽 갈비뼈 골절 부위에서 화농
성 염증이 발생하여 오른 가슴 안쪽으로 폐 외표까지 파급되고, 왼쪽 엉치-엉덩관절
분리손상 부위에서도 화농성 염증이 발생하여 왼쪽 허리근까지 파급되었다. 이로 인하
여 피해자는 2024. 1. 27.경부터 2024. 2. 6.경까지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행동에 힘
이 없고, 약 10일간 억지로 먹여도 6끼의 식사만 겨우 하며 식사를 거부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으며, 2024. 2. 6. 점심경부터는 음식을 입에 넣어줘도 이를 씹지 못하고
물고만 있다 고개를 떨구는 행동을 반복하다 갑자기 고개를 젖히며 뒤로 넘어가 바닥
에 누운 뒤 누운 자리에서 대소변을 보는 등 심각한 이상증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
1)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직권으로 공소사실을 일부 수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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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고 피고인은 거동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안아 방으로 옮겨 눕혀 두는 것 이외에
병원 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방치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2024. 2. 6.
19:45경 다발성 손상 후 발생한 패혈증 및 폐혈전 등으로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유기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장애인복지법위반
누구든지 장애인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4. 1. 하순경 18:00경 대구 ****에 있는 자신의 주거
지에서 피해자 ****(남, 22세)이 양치질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효자손으
로 피해자의 다리와 등을 수회 때리고, 계속하여 오른 주먹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수회
때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장애인인 피해자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이하 생략)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75조 제1항, 제271조 제1항(유기치사의 점), 장애인복지법 제86조 제3항
제3호, 제59조의9 제2호(장애인 폭행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유기치사죄에 대하
여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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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취업제한명령
장애인복지법 부칙(2024. 10. 22.) 제2조,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본문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의견
1. 배심원 평결 결과
○ 유죄: 7명(만장일치)
2. 양형의견
○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3명
○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1명
○ 징역 3년: 2명
○ 징역 1년 6개월: 1명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유기치사의 점)
1.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2024. 2. 6. 피해자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과 같은 증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기는 하였으나, 피해자는 이전에도 종종 식사를 거부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이 있기 전날인 2024. 2. 5.경까지도 부모인
피고인, 허○○와 함께 **** 장애인 복지관에 가거나 장을 보러 마트에 가는 등 정상적으
로 생활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부검 결과 확인된 피해자의 내부적인 부상(왼쪽 엉치-엉
덩관절 분리손상, 뇌출혈 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이 사건 당시에는 피해자가 식사
를 마치고 자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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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유기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는 피해
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도 없었다.
2. 관련 법리
가. 형법 제275조 제1항의 유기치사·치상죄는 노유,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하여 부조
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있는 자가 유기하여 사상에 이르게
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위 보호의무는 부조를 요하는 상대방의 생명·신체에 대한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므로 그 상대방이 직면하게 될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실질적
으로 차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가능한 조치를 다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유기행
위는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 없는 상태로 둠으로써 생명·신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
므로 작위뿐만 아니라 부작위에 의하여도 성립하며, 유기를 당한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험을 발생하게 할 가능성이 있으면 유기행위의 요건은 충족되고 반드시 보호의 가능
성이 전혀 없을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형법 제275조 제1항의 유기치사·치상
죄는 결과적 가중범이므로, 위 죄가 성립하려면 유기행위와 사상의 결과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 행위 시에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유기
행위가 피해자의 사상이라는 결과를 발생하게 한 유일하거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경우
뿐만 아니라, 그 행위와 결과 사이에 제3자의 행위가 일부 기여하였다고 할지라도 유
기행위로 초래된 위험이 그대로 또는 그 일부가 사상이라는 결과로 현실화된 경우라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도6809 전원합의체 판
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범의 자체를 객
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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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
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3.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
면, 피해자의 아버지로서 피해자를 보호할 법률상 의무가 있는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
실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가 2024. 2. 6. 점심경부터 음식을 씹지 못하고 물고만 있
고, 갑자기 뒤로 넘어가 바닥에 누운 뒤 누운 자리에서 대소변을 보는 등 심각한 이상
증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병원 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
하고 방치함으로써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인
이 피해자를 유기하였고, 피고인에게 유기의 고의 및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
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해자는 2006. 5. 16. 자폐성 장애로 인해 심한 장애를 가진 장애인으로 등록되
었고, 지능지수가 70 이하인 자이다.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말도 어눌하게 잘 하
지 못하고, 밥도 혼자 차려 먹지 못하고 차려주면 먹는 정도, 똥도 자기 혼자 닦을 수
없을 정도이다. 부모가 돌봐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걷기와 뛰는 것밖에 없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70쪽). 위와 같은 피해자
의 장애 정도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건강상태는 물론,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법률상
보호자(아버지)인 피고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상태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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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피해자의 사체에 대한 부검감정서(증거목록 순번 28)에 의하면, 피해자에게서 외표
상 입 주변에서 표피박탈, 입 안쪽에서 열창(찢긴 상처) 및 화농성 염증(고름)이 관찰되
고, 양쪽 팔과 다리를 비롯한 여러 부위에서 다수의 피하출혈(멍) 등이 관찰되었으며, 내
부적으로 대뇌 오른쪽에서 경도의 지주막하출혈, 머리바닥뼈 앞쪽에서 소량의 경막하출
혈이 관찰되고, 오른쪽 갈비뼈 6-9번 전측면에서 골절 및 화농성 염증이 관찰되는데,
위 화농성 염증은 오른 가슴 안쪽의 폐 외표까지 파급되었으며, 왼쪽 엉치-엉덩관절에
서 분리손상 및 화농성 염증이 관찰되는데, 위 화농성 염증은 왼쪽 허리근까지 파급되
었고, 왼쪽 다리 부위에서 다발성으로 형성된 피하연부조직출혈, 근육출혈 등이 관찰되
었다. 피해자의 사인은 위와 같은 다발성 손상 후 발생한 패혈증, 폐혈전 등 합병증으
로 판단되었다.
피해자의 사체에 대한 부검을 담당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구과학수사연구소 법의
학과 소속 법의관 D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 부검감정 결과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설명한바, 이 사건이 발생할 무렵 피해자의 건강은 객관적으로 매우 악화된 상황이
었던 것으로 보인다.
① 피해자의 오른쪽 갈비뼈 6-9번의 골절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사망 당시 22세의
젊은 청년으로 뼈의 강도가 특별히 약화되었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조직인
뼈가 부러진바, 상당한 정도의 외력이 가해져 골절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숨을 쉴
때마다 갈비뼈가 앞뒤로 움직이므로, 갈비뼈가 골절되면 숨을 쉬는 것도 아프다. 그런데
피해자는 갈비뼈가 4대나 골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골절된 부위에서 화농성 염증이 발생
하고 그 염증이 오른 가슴 안쪽의 폐 외표까지 파급되어 흉막염까지 있는 상황이었으므
로, 그 자체로 일상생활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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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피해자의 왼쪽 엉치-엉덩관절의 분리손상과 관련하여, 엉치-엉덩관절은 체내의
심부에 있을 뿐만 아니라, 섬유성 조직에 의하여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 관절이어서 사
실상 사람의 힘으로는 손상시키기 어렵고, 아주 큰 외력이 가해지는 경우(예를 들어 높
은 곳에서 추락하는 경우, 교통사고와 같이 압착성 외력이 가해지는 경우 등)에만 손상
된다. 피해자의 왼쪽 엉치-엉덩관절의 분리 정도, 해당 부위에서 발생한 화농성 염증의
파급 부위(몸의 중심을 잡아주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 데 사용되는 근육인 허리근까지
화농성 염증이 파급되었다)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정상적으로 서거나 걷는 등의 동
작을 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③ 그 외에 피해자의 입 안쪽 열창, 지주막하출혈 및 뇌막하출혈 등도 그 형태(피해
자의 입 안쪽 열창은 치아의 끝부분을 따라 찢어진 형태로 발생하였다)나 피해자의 머리
외표(이마) 부위에서 피하출혈이 관찰된 점(즉, 피해자의 머리쪽에 외력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 등을 고려할 때, 외력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④ 앞서 본 피해자의 전신 상황이나, 피해자의 엉치뼈 주위에서 오랜 기간 와식생활
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욕창이 관찰되고, 양쪽 폐동맥 내부에서, 잘 움직이지 않을 경
우에 생기기 쉬운 혈전이 관찰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는 몸을 활발히 움직이기
어려운 위중한 상태에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전에는 말은 안 들었어도 나름 멀쩡했고, 반찬 투정을 하며
밥을 안 먹어도 한 끼를 안 먹는 정도였는데, 2024. 1. 24.부터 같은 달 26.까지 피고인,
허○○(어머니)와 함께 통고산 자연휴양림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그 때(2024. 1. 26.)부터
사망할 때(2024. 2. 6.)까지는 약 열흘 동안 6끼밖에 먹지 않는 등 밥을 거의 안 먹었다’,
‘피해자는 2024. 2. 1.경 피고인, 허○○와 함께 **** 장애인 복지관에 갈 때까지는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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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을 했는데, 그다음 날부터는 화장실까지 가는 것을 힘들어 했다. 평상시라면 얼굴을
들고 똑바로 걷는데, 머리와 상체를 45도 각도로 밑으로 숙여 힘이 없이 터벅터벅 걸었
고, 누워 있으려고만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11, 66, 71쪽, 2권 172,
218쪽 등). 위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하기 약 열흘 전
부터 피해자가 이전과는 다른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라. 특히 피해자는 사망한 당일인 2024. 2. 6.에는 피고인이 입에 음식을 넣어 줬으나
이를 제대로 씹지도 못하였고, 고개를 앞으로 떨구는 행동을 반복하다 갑자기 고개를 젖
히며 뒤로 넘어가 바닥에 누운 뒤 그 자리에서 대소변을 보는 등 더욱 심각한 이상증
세를 보였고, 피고인이 방에서 대소변을 본 피해자를 화장실로 끌고 가거나, 화장실에
서 피해자를 씻기는 와중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피고
인과 아내인 허○○는 같은 날 17:00경 방에 눕혀 두었던 피해자를 거실로 들고 나와
거실에 깔아 둔 전기매트 위에 눕혔는데, 피고인은 당시 허○○가 ‘피해자의 몸이 차갑
다’라고 했음에도 피해자의 몸을 주물러주는 등의 행위만을 하였고, 여전히 몸이 차갑
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 피해자의 모습을 본 허○○가 ‘피해자가 잘못된 것 같다’라며
애원하자, 19:28경이 되어서야 119 신고를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앞서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약 열흘 전부터 피해자가 이전과 달리
이상증세를 보인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피해자가 사망일인 2024. 2. 6.에는 위와
같이 더욱 심각한 이상증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방이나 거실에 눕혀 두
기만 하였을 뿐 그 외에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의 행위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인바, 피고인은 피해자를 유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법의관 D 역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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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피해자에게서 확인되는 손상들은 피해자가 손상 직후 곧바로 사망에 이를 정
도의 것은 아니고, 그와 같은 손상들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 염증이 동반되고, 패혈증
까지 진행되면서 피해자가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이다. 즉, 피해자의 신체에 손상이 발
생한 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 것이므로, 그 과정 중
보호자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했다면 피해자가 사망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마. 한편, 피고인 및 변호인은 ① 피해자가 기존에도 종종 식사를 거부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② 이 사건이 있기 전날인 2024. 2. 5.경까지도 부
모인 피고인, 허○○와 함께 **** 장애인 복지관에 가거나 장을 보러 마트에 가는 등 정
상적으로 생활하였으며, ③ 피고인은 부검 결과 확인된 피해자의 내부적인 부상(왼쪽 엉
치-엉덩관절 분리손상, 뇌출혈 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스스로 ‘피해자가 2024. 1. 24.부터 같은 달 26.까지
통고산 자연휴양림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이전과 달리 행동했다’고 진술하였으며, 구체적
으로 식사 거부의 양상이 달라졌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② 피해자가 2024. 2. 1.경 피고인, 허○○와 함께 **** 장애인 복지관에 다녀온 것
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최소한 복지관에 다녀온 다음날인 2024. 2. 2.경부터는 기존과 달리 정상적인 보행을 하
지 못했고, 걷는 것 자체를 힘들어 하면서 누워 있으려고만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 측에서는 2024. 2. 5.경까지도 피해자가 피고인, 허○○와 함께 장을 보러 마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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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마트에서 물품을 구매한 영수증(증 제1, 2호증)을 들고 있으
나, 위 영수증만으로는 피해자의 동행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설령 피해자가 피고인,
허○○와 함께 장을 보러 마트에 갔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것과 같은 당시 피해자의
객관적인 신체 상태(오른쪽 갈비뼈 6-9번의 골절, 왼쪽 엉치-엉덩관절의 분리손상 및 위
각 부위에서의 화농성 염증 발생 등으로 인하여 숨을 쉬거나, 정상적으로 서거나 걷는
등 일상적인 동작을 하는 것도 어려운 상태), 피고인도 2024. 2. 2.경부터 피해자의 보행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음은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러한 사정만
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건강 등 상태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 피고인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에서 7명의 배심원들은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검사와 변호인의 상반되는 주장과 법리 등을 충
분히 경청한 다음 상당한 시간 동안 평의를 거쳐 숙고한 뒤, 만장일치로 이 부분 공소
사실을 유죄로 평결하였다.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하여 국민이 형
사재판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는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피고인
의 유기행위 여부나 유기의 고의,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
을 다투는 이 사건에서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상호 치열한 토론을
거쳐 이르게 된 배심원들의 다수의견에 따른 평결 결과를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타당
하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3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 12 -
가. 제1범죄(유기치사)
[유형의 결정] 체포·감금·유기·학대 > 02. 유기·학대 > 다.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 [제1유형] 유기·학대치사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2년~4년
나. 제2범죄(장애인복지법위반):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이상(양형기준 미설정 범죄
와의 경합범)
라.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35년(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
량범위가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와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에 따름)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중증 자폐증이 있어 일상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의 아
버지로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오른쪽 갈
비뼈 4대가 골절되고, 아주 강한 외력이 아닌 이상 분리되지 않는 엉치-엉덩관절(왼쪽)
이 분리손상되는 등 전신에 다발성 손상을 입고 건강이 악화되어 음식을 씹지 못하고
물고만 있고, 갑자기 뒤로 넘어가 바닥에 누운 뒤 누운 자리에서 대소변을 보는 등 심
각한 이상증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병원 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취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가 다발성 손상 후 발생한 패혈증 및 폐혈전 등의 합병증으로 사
망에 이르게 하였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유기치사 범행의 경위, 범행내용과 결과에다
가, 피고인이 유기치사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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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의 아버지로서 아들인 피해자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의욕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고, 피고인도 약 20년간 실질적으로 홀로 보살펴온 아들을 잃고 자
책감과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
이 없는 초범이다(다만, 피고인은 1회 아동보호사건 송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피고인의 나이,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의 정황, 피고인이 조현병이 있는 아내 허○○를 부양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배심원들의 양형에
관한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이상의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을 그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주문
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이영철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김수철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이보경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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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평가재판부는 피고인이 아들의 심각한 이상 증세를 인식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을 지적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점을 고려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들을 적극적으로 죽이려 한 것은 아니고 20년간 홀로 돌본 점과 자책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으나, 집행유예와 실형 의견이 나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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