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2025로1부산고등법원 1심2025-02-10 선고검수완료

생면부지 남성이 강제로 입을 맞추려 혀를 넣자 방어 과정에서 그의 혀 1.5cm를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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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요약

부산고등법원 제2형사부 2025로1 상해 사건(2025년 2월 10일 선고, 1심)의 선고 결과는 원심 파기 · 환송이다. 적용 법조는 형법 제124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외 2개이다.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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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무슨 일이 있었나

  • 1964년 5월 오후 8시경, 피고인A는 생면부지 남성B로부터 강제로 입을 맞추려는 상황에서 B가 혀를 입 속에 넣자 방어 과정에서 B의 혀 1.5cm를 깨물었다.
  • 1964년 5월 23일경, B이 10여 명의 친구들과 함께 피고인A의 집에 침입하여 식칼을 들고 협박하며 피고인A를 중상해로 고소하자, 피고인A도 B을 강간미수·특수주거침입·협박으로 고소하였다.
  • 경찰은 피고인A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B을 송치하였으나, 검찰은 B을 석방하고 강간미수는 불기소, 특수주거침입·협박만 기소하고 피고인A를 중상해죄로 구속하였다.
  • 피고인A는 1964년 초순경부터 1964년 9월 1일경까지 영장 없이 불법 구금되어 약 50여 일간 4회 이상 피의자신문을 받았다.
  • 재판 과정에서 정당방위 주장과 무관한 순결성(성경험 유무) 감정을 받았고 그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 1965년 1월 12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중상해죄로 유죄가 확정되었고, 이후 피고인A는 인권침해를 이유로 재심을 청구하였다.

한눈에 보는 결론

피고인A는 1964년 생면부지 남성B가 강제로 입을 맞추려 하자 방어 과정에서 B의 혀 1.5cm를 깨물었고, 중상해죄로 유죄가 확정되었다. 이후 검찰 수사 단계의 불법 구금과 재판 과정의 순결성 감정 등 인권침해를 이유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원심에서 기각되었고, 항고심에서 원심결정이 취소되어 재심을 개시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법원은 왜 그렇게 판단했나

  • 재심은 유죄의 확정판결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때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잘못을 바로잡는 비상구제절차이다.
  •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는 원판결에 관여한 법관이나 검사가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확정판결로 증명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 형사소송법 제422조는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을 때 그 사실을 증명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때의 증명은 확정판결을 대신하는 증명이다.
  • 재심청구인의 진술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모순이 없으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없고, 그 진술에 부합하는 증거가 상당수 제시된 반면 반대 증거가 없으면 재심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여 재심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 재심청구인의 진술 자체가 핵심적 증거로서 신빙성이 있고 부합하는 증거가 상당수 제시된 경우, 신빙성을 깨뜨릴 반대 증거나 사정에 관한 별다른 사실조사 없이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핵심 정리

이 사건은 성폭력 방어 과정에서 발생한 행위에 대해 중상해죄가 적용된 1964년 판결에 대해, 수사기관의 불법 구금과 재판부의 인권침해를 이유로 재심을 청구한 사례이다. 법원은 재심청구인의 진술에 충분한 신빙성이 있고 부합하는 증거가 제시된 경우 재심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이는 확정판결의 중대한 오류를 시정하고 인권을 옹호하기 위한 재심제도의 취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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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 인자

이 사건 판결문에서 가중·감경 사유가 별도로 명시·추출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판결은 양형 인자를 본문 안에 풀어 적기만 하고 따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 가중 사유0건

기록된 사유 없음

↓ 감경 사유0건

기록된 사유 없음

- 1 - 부 산 고 등 법 원 제 2 형 사 부 결 정 주 문 원심결정을 취소한다.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인 부분에 대하여 재심을 개시한다. 이 유 1. 재심청구 및 항고이유의 요지 사 건 2025로1 재심 기각결정에 대한 항고 피 고 인 A (재심청청구인) 항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지향 담당변호사 ****, ****, **** 재심대상판결부산지방법원 1965. 1. 12. 선고 64고6813 판결 원 심 결 정부산지방법원 2021. 2. 17. 자 2020재고합5 결정 환송전 당심결정부산고등법원 2021. 9. 6. 자 2021로5 결정 환 송 결 정대법원 2024. 12. 18. 자 2021모2650 결정 - 2 - 가. 피고인에 대하여 중상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재심대상판결에는 아래와 같은 재심사유가 있다. 1)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재심사유 피고인이 새롭게 발견하여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중상해의 공소사실 과 같이 피고인에 의해 혀를 잘렸던 B은 사건 직후에 혀 봉합 수술을 받았고, 재심대 상판결 확정 후에 현역으로 입대하여 월남전에 파병까지 갔다 온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B에게 가해진 상해가 ‘평생 말을 하지 못하는 불구’ 또 는 ‘발음이 현저히 곤란한 불구’에 해당하는 중상해라 할 수 없다. 이처럼 새로운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정 즉, B의 상해의 정도에 비해 피고 인의 신체의 안전에 가해진 위협이 심각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B으로부터 성폭력 범죄를 당할 위험에 처하자 그로부터 자신을 방위하기 위하여 B의 혀를 깨물 었던 것이고 그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정당방위 에 해당하여 무죄가 선고되거나 B의 상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중상해죄가 아니라 상 해죄가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재심사유가 있다. 2)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제422조의 재심사유 재심대상사건의 검사는 이 사건의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영장 제시 등 적법한 절차 없이 불법 구금하고, 불리한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의 행동을 하였고, 이는 그 직무에 관한 불법체포·감금죄, 타인의 권리행사방해죄, 협박죄에 해당한다. 재심대상사건의 법관은 이 사건의 공판단계에서 피고인의 순결성을 감정하게 하 고 피고인에게 B과 혼인할 의사가 없는지 물어보는 등 소송지휘권을 행사함에 있어 - 3 -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피고인의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행동을 하 였고, 이는 그 직무에 관한 타인의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 피고인의 신빙성 있는 진술 등에 의하면, 재심대상판결에 관여한 법관 및 그 공 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가 직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죄를 범하였다는 점이 충 분히 입증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의 재심사유가 있고, 같은 법 제422조에 따라 그 확정판결이 없더라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나. 그럼에도 재심대상판결에 위와 같은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재심청구를 기각한 원심결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2.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재심은 유죄의 확정판결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잘못을 바로잡고자 마련한 비상구제절차이다(대법원 2018. 5. 2. 자 2015모 3243 결정 참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는 “원판결, 전심판결 또는 그 판결의 기초 된 조사에 관여한 법관, 공소의 제기 또는 그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사 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를 재심사유 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그러한 직무범죄가 확정됨으로써 원판결 등에 사실오인의 잘 못이 있다는 점이 현저하게 추측된다는 이유에서 이를 재심사유로 하여 제1심 혹은 상 소심의 공판절차에 따라 다시 심리하여 재판을 하도록 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422조는 “전 2조의 규정에 의하여 확정판결로써 범죄가 증명됨을 재심 청구의 이유로 할 경우에 그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는 그 사실을 증명하여 재 심의 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그 사실을 증명하여’란 확정판결 - 4 - 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과 형사소송법 제420조와 제421조가 재심이유로 규정한 범죄 행위 등이 행하여졌다는 사실을 각 증명하여야 한다는 의미이고, 이때의 증명은 ‘확정 판결을 대신하는 증명’이다. ‘확정판결을 대신하는 증명’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재심 은 확정판결의 중대한 오류를 시정하고 일반적인 형사재판절차에서 형사소송원칙에 따 른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억울한 피고인을 구제하여 인권을 옹호하기 위한 제 도라는 점,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이유가 매우 다양한 점 등을 유념하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비상구제절차인 재심제도의 목적과 이념,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의 취지 등을 두루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재심청구인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에서 규정한 범죄의 피해자로서 하는 진술 그 자체가 재심이유인 ‘직무에 관한 죄’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핵심적 증거로 제출되었 음에도 그 범죄의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하여 확정판결로 증명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때 재심청구인의 범죄 피해에 관한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 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나 사정과 모순되지 않으며, 재 심청구인이 허위로 진술할 뚜렷한 동기나 이유를 찾을 수 없는 등 그 진술에 충분한 신빙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진술에 부합하는 직접·간접의 증거들이 상당수 제시된 반면, 그 진술과 모순되거나 진술내용을 탄핵할 수 있는 다른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그 진술만으로 법이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는 정도에 이를 경우 에는 원칙적으로 재심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여 재심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보장하 여야 한다. 재심의 청구를 받은 법원은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지 판단하는 데에 필요한 경우에 는 사실을 조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37조 제3항), 이때 공판절차에 적용되는 엄격 - 5 - 한 증거조사 방식을 따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3. 21. 자 2015모2229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사실조사가 필요한지 여부의 판단은 법원의 재량이지만, 재심 청구인의 진술 그 자체가 재심이유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핵심적 증거로서 신빙성이 있 고 그 진술의 내용 자체나 전체적인 취지에 부합하는 직접·간접의 증거들이 상당수 제 시된 경우에는, 그 신빙성을 깨뜨릴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반대되는 증거나 사정이 존재하는지에 관한 별다른 사실조사도 없이 만연히 ‘재심청구인의 진술’ 외에 다른 객 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대법원 2024. 12. 18. 자 2021모2650 결정 참조).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재심대상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재심대상사건의 공소에 관여한 검 사 및 재심대상판결에 관여한 법관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 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 척하였다. 4. 이 법원의 판단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1964. 5. 6. 오후 8시경 생면부지인 B이 피고인을 넘어뜨리고 배 위에 올라타 강제로 입을 맞추려고 하면서 혀를 피고인의 입 속으로 넣자 B의 혀를 1.5센티 미터 물어 끊게 되었다. 즉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로서 자신을 방어하는 과정 에서 성폭력범죄의 가해자인 B에게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이었다. 2) 그후 B이 1964. 5. 23.경 10여 명의 친구들과 피고인의 집에 침입하여 위와 같 - 6 - 이 혀에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하여 항의하면서 식칼을 들고 피고인의 부친을 죽인다고 하는 등 협박하고 나서 피고인을 중상해로 고소하자, 피고인도 B을 강간미수와 특수주 거침입 및 협박으로 고소하였다. 3) 두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피고인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죄가 없다고 판 단하고 B에 대하여는 강간미수와 특수주거침입 및 협박의 혐의를 인정하여 그와 같은 내용으로 검찰에 송치하였다. 그런데 검찰에서 담당 검사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 되어 있던 B을 석방한 다음 강간미수혐의는 불기소처분하고 특수주거침입 및 협박죄 만을 기소하였으며, 오히려 불구속 상태였던 피고인을 중상해죄의 피의사실로 구속하 였다. 4) 피고인은 이 사건 재심청구를 하면서 위와 같이 구속된 과정에서 검사의 직무 상 범죄가 있었다는 증거로 진술서를 거듭 제출하였다. 그 내용은 피고인이 1964. 7. 초순경 부친과 함께 처음 부산지방검찰청에 출석하였는데 당일 검찰청 소속 수사관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소년으로 19세에 불과한 피고인을 독방에 구금하고 수갑을 채운 다음 검사의 신문을 받도록 한 점, 검사의 신문 과정에서 구속영장을 제시받지 못하였 고 구속사유나 변호인 선임권, 진술거부권에 대한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한 점, 첫 조 사 후 수갑을 차고 작은 방에 있다가 다른 죄수들과 같이 양손이 묶인 상태로 버스를 타고 구금시설로 갔고 부친은 혼자 집으로 돌아간 점, 구금시설에 부친이 사식을 넣어 주었으나 3일을 굶었고 이후 구속되고 처음 2, 3주간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조사를 자주 받은 점 등으로 그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된다. 피고인은 재심청구 계기 에 대하여 60세가 넘어 검정고시를 거쳐 D에서 공부를 시작하면서 여성의 삶과 역사, 인권에 대한 수업을 듣게 되었고 학우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그와 여성단체 - 7 - 의 도움으로 이 사건 재심을 청구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재심청구의 동기 에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러운 부분이 발견되지 않고 피고인이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겪은 일을 허위로 진술하여 재심청구를 할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5) 재심대상 판결문에는 “검사가 만든 피고인 A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제1, 2, 3, 4회) 가운데 각 중상해 사실 중 상해의 부위 및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사실과 같은 내 용의 말을 한 것이 적혀져 있는 것”을 유죄의 증거로 채택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므 로, 검찰에서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은 적어도 4회 이상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1964. 10. 22. 자 E 기사에는 ‘담당검사는 근 두 달 동안의 수사 끝에 경찰조사를 번 복, A(피고인)을 유죄로 단정 중상해 혐의로 구속기소’하였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1964. 12. 18. 자 E 기사에는 ‘검사에 의해 50여 일간의 조사 끝에 사건이 완전히 전 복, 처녀를 유죄로 단정, A을 정식 구속기소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과 앞서 4)항에서 본 피고인의 진술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은 검찰에서 사실 상 체포·구금되어 신체적 활동 내지 장소적 선택의 자유가 침해된 상태에서 약 2달간 조사를 받았음을 추단하여 볼 수 있다. 6) 그런데 재소자인명부, 형사사건부, 집행원부 등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이 1964. 9. 1. 자로 구속되어 1964. 9. 3. 중상해죄로 기소되었다고 기재되어 있어, 1964. 7. 초순경부터 1964. 9. 1.경까지는 피고인의 진술과 같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 를 준수하지 않은 채 영장 없는 체포·감금이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7) 이후 진행된 소송절차에서 피고인은 정당방위를 주장하였는데 정당방위의 성립 여부와 별다른 관계가 없는 순결성 여부, 즉 성관계 경험 유무에 관한 감정을 받아야 했고, 공개된 재판에서 그 결과가 공개되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아무리 형사피 - 8 - 고인이라고 하더라도 형사소송절차에서 공소사실이나 위법성조각사유를 구성하는 사실 등과 관련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개인의 성경험이나 성생활 등에 관한 사실의 증명을 위 한 강제처분으로서 신체의 감정을 받도록 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형사피고인 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인격권 또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신체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된다. 소년으로 19세에 불과하였던 피고인에 대한 재판과정에서조 차 이와 같이 중대한 기본권의 침해가 있었던 당시의 상황은, 수사 과정 등에서 적법 절차를 보장받지 못한 채 구속되어 조사받았다는 피고인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피해 진 술이 신빙성이 있음을 방증하는 또 하나의 사정이다. 나. 위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이 사건은 피고인이 노년에 이르러 19세 당시 성폭력범죄의 피해를 겪고 그 과 정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가해자에게 행한 행위를 이유로 중상해죄로 처벌받았 던 약 60년 전의 재판에 대하여 권리구제의 기회를 얻고자 재심을 청구한 사건이다. 이를 통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불법 구금 등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은 공권력에 제대 로 대항할 수 없었던 억울함을 토로하고 당시 묵살되었던 정당방위 등의 무죄 사유를 다시 주장하여 잘못된 재판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피고인은 경찰 수사 단 계에서는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로서 정당방위 주장을 인정받았음에도 돌연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구속되어 수사받은 다음 중상해죄로 기소되었고, 재판 과정에서 정당방위 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순결성 감정을 받았으며, 피고인의 성경험 여부가 언론을 통하 여 공표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 더하여, 피고인이 스스로 밝히고 있는 재심 청구의 의도나 동기 등에서 부자연스럽고 비합리적이라거나 재심제 도를 악용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피고인은 환송 후 이 법 - 9 - 원에서 이루어진 피고인신문에서도 수사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종전과 같이 ‘처음 조 사를 받을 당시 부친과 함께 검찰청에 출석하였는데, 당일 아무런 설명도 없이 피고인 을 독방에 구금하고 수갑을 채운 다음 검사의 신문을 받도록 하였다. 조사 후 교도소 로 갔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 수감되어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위와 같은 진술에 반 대된다고 볼 만한 증거나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피고인의 일관된 진술 내용은 논리와 경험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진 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나 사정과 특별히 모순되지 않으며, 재심청구인으로서 허위로 진술할 뚜렷한 동기나 이유도 찾을 수 없으므로, 불법 구금 등에 관한 피고인의 피해 진술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재심대상 판 결문, 당시의 신문기사, 재소자인명부, 형사사건부, 집행원부 등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인은 검찰에서 약 50여 일 이상 구속되어 있으면서 4회 이상의 피의자신문 등 수사를 받다가 기소된 사실, 반면 B은 강간미수로 기소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러한 증거들은 피고인 진술의 전체적 취지에 부합한다. 2) 피고인의 진술은 범죄피해자의 진술로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에서 정한 재심이유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핵심적 증거가 됨이 엄연함에도 이를 도외시한 채 ‘재 심청구인의 진술 외에는 수사기관의 불법 구금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현재 찾을 수 없거나 그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것은, 수십 년 전에 발생한 수사기관의 범죄혐의에 대하여 그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는 피고인 개인에게 ‘수사기관이 수사하여 공소를 제기하고 적극적으로 공소유 지를 하여 유죄판결을 받는 경우’와 동일한 수준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함으로써 재심 사유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수긍하기 어렵다. 이는 오랜 세월이 지나 재심 - 10 - 대상사건의 기록이 이미 폐기되거나 또는 멸실되는 등으로 인해 수사기관의 직무상 범 죄에 관한 증거가 산일된 것이 재심청구인의 귀책사유라고 볼 수 없음에도 이를 순전 히 재심청구인의 불이익으로 돌리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한편, 당시의 권위주의적 통치나 공권력 아래에서 수사, 기소, 재판에 이르기까 지 형사사법절차 전반에서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의 원칙이 엄격하게 준수되지 못하고 있던 관행이나 분위기, 19세의 미성년자이자 소년임에도 장기간 구속된 상태에 서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피고인의 처지,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과 가치관이 팽배하였던 가부장적 제도의 시대에서 벌어졌던 이 사건 피고 인의 행위에 대하여 ‘청년을 불구자로 만들었다’는 사회의 비난 여론이 비등하였던 당 시 상황 등을 고려하여 볼 때, ‘당시 재판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불법행위를 정면으로 주장하지 않은 피고인의 태도’에 대하여 현재의 잣대를 들이대어 이례적인 일로 치부 하거나 부각하여 피고인의 불법 구금 등에 관한 피해 진술이 신빙성 없다고 볼 사정으 로 삼을 수는 없다. 3) 따라서 피고인은 검찰에 처음 소환된 1964. 7. 초순경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집행된 것으로 보이는 1964. 9. 1.까지의 기간 동안 불법으로 체포·감금된 상태에서 조 사를 받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이와 같은 검사의 행위는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가 그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서 형법 제124조의 직권남용에 의한 체포·감금죄를 구성한다. 형법 제124조의 직권남용에 의한 체포·감금죄는 법정형이 7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로서 그 공소시효는 5년이다[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 항 제4호, 부칙(2007. 12. 21.) 제3조]. 위 죄에 대하여는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되어 유 - 11 - 죄판결을 얻을 수 없는 사실상·법률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로서 형사소송법 제422조의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10. 29. 자 2008재도11 전원합 의체 결정 등 참조). 따라서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인 부분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 420조 제7호, 제422조의 재심사유가 있다. 다. 이와 달리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인 부분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제422조의 재심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 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제422조 의 재심사유를 인정하므로, 피고인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 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결정을 취소하고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인 부분에 대하여 재심을 개시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5. 2. 10. 재판장 판사이 재 욱 판사박 병 주 판사장 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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