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 형평성2026.09.2710

계엄 판결. 30년 만의 비교 — 12·12·5·18과 12·3, 같은 자리 다른 형량

우두머리는 둘 다 무기징역. 그런데 국방부장관은 7년과 30년. 12·12·5·18 확정판결과 12·3 판결을 역할별로 비교하고, 브라질·페루·스페인·미국의 비슷한 사건과도 견줘 봤다.

계엄 판결. 30년 만의 비교 — 12·12·5·18과 12·3, 같은 자리 다른 형량

비상계엄을 앞세운 내란이 법정에 선 대표적인 두 사건이 있다. 1979~1980년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 그리고 2024년 12·3 비상계엄이다. 30년의 시차를 두고 법원은 비슷한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어떤 형을 내렸고, 무엇을 같게 또 다르게 봤을까. 해외의 비슷한 사건과도 견줘 본다.

12·12·5·18은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서울고법 96노1892, 대법원 96도3376)이다. 12·3 사건은 대부분 1심 판결이라 앞으로 형이 바뀔 수 있다(2026년 9월 기준, 판결문이 공개되지 않은 사건은 언론 보도 기준).

같은 자리, 다른 형량

역할12·12·5·1812·3
우두머리전두환 무기징역윤석열 무기징역 (1심)
국방부장관주영복 징역 7년김용현 징역 30년 (1심)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이희성 징역 7년박안수 징역 10년 (1심)
특전사령관정호용 징역 7년곽종근 징역 9년 (1심)
수도 경비 사령관노태우 징역 17년이진우 징역 15년 (1심)

※ 노태우 전 대통령의 17년은 수경사령관이라는 직책보다 12·12의 핵심 주모자로서의 책임이 반영된 형이다.

우두머리는 같고, 그 아래는 12·3이 대체로 더 무겁다. 가장 크게 벌어진 건 국방부장관이다. 1980년 계엄 확대 회의를 주도한 주영복 전 장관은 징역 7년이었지만, 12·3 계엄을 건의하고 준비한 김용현 전 장관은 1심에서 징역 30년을 받았다. 계엄사령관과 특전사령관도 12·3 쪽이 2~3년 무겁다.

눈여겨볼 점이 있다. 12·12·5·18은 쿠데타가 성공해 정권을 장악했고, 죄명에 반란, 내란목적살인(5·18 진압 과정의 살상)까지 포함됐다. 12·3은 정권 장악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살인 관련 죄명도 없다. 그런데도 12·3 관련자들의 1심 형이 대체로 더 무겁게 나왔다. 이 차이가 항소심과 대법원에서도 유지될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법원의 판단은 무엇이 같았나

1. 계엄도 내란이 될 수 있다. 1997년 대법원은 신군부의 비상계엄 전국 확대 자체를 내란의 '폭동'으로 봤다. 2026년 1심 법원도 국회 봉쇄, 체포조 운영, 포고령 발령 등을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으로 판단했다. 대통령이 헌법에 있는 계엄 권한을 썼더라도, 그 목적이 국회 같은 헌법기관을 마비시키는 데 있다면 내란이라는 것이다.

2. 결과가 아니라 행위를 처벌한다. 1997년 대법원은 "쿠데타에 성공해 헌법까지 바꿨더라도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12·3 재판은 반대편에서 같은 결론에 닿았다. 계엄이 실패로 끝났어도 우두머리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3. 계엄은 법원이 따질 수 있다. "계엄은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라 법원이 판단할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두 번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97년 대법원은 비상계엄 선포·확대도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고, 2026년 7월 대법원(2026도6500)은 이런 '통치행위' 주장은 "지극히 신중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이 달랐나

1996년 재판의 쟁점은 "권력을 빼앗은 군인들"이었다. 12·3 재판의 쟁점은 "이미 권력을 가진 쪽이 헌법 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한덕수 전 총리 1심 재판부는 12·3을 "위로부터의 내란"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이번 재판에서는 국무회의를 제대로 열었는지, 계엄 문서를 제대로 만들었는지 같은 헌법상 절차가 따로 유죄 판단을 받았다(윤 전 대통령 징역 7년, 2026년 7월 대법원 확정).

해외에서는 어땠나

비슷하게 "정권을 뒤집거나 지키려던 시도"가 법정에 선 해외 사례와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나라사건우두머리 형량그 후
🇰🇷 한국12·3 비상계엄 (2024)윤석열 무기징역 (1심)항소심 진행 중
🇧🇷 브라질대선 패배 후 쿠데타 모의 (2022~23)보우소나루 징역 27년 3개월2025년 확정. 의회가 감형법을 통과시켰으나 대법관이 효력 정지
🇵🇪 페루대통령이 의회 해산 선언, 당일 체포 (2022)카스티요 징역 11년 5개월항소심 진행 중
🇪🇸 스페인군이 하원 점거, 몇 시간 만에 실패 (1981)주모자 3명 징역 30년실제 복역은 약 6~15년
🇺🇸 미국의회 난입 (2021)극우단체 지도자 징역 18~22년2025년 대통령 사면으로 석방

1. 한국의 형이 가장 무겁다. 대통령이 직접 주도한 사건끼리 비교하면 브라질 27년, 페루 11년, 한국 무기징역(1심)이다. 국방장관도 브라질 브라가 네투 전 장관이 징역 26년, 한국 김용현 전 장관이 30년(1심)이다.

2. 형량을 가른 것은 '실제로 군이 움직였나'. 페루 법원은 무장봉기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며 반란죄 대신 '반란 공모'만 인정했다(검찰 구형 34년 → 선고 11년 5개월). 한국 1심은 계엄군이 실제로 국회에 투입된 것을 내란의 폭동으로 봤다.

3. 선고가 끝이 아니다. 스페인 주모자들은 30년을 선고받고도 사면·가석방으로 절반도 채우지 않았고, 미국 1·6 지도자들은 2년도 안 돼 사면됐다. 브라질에서는 의회의 감형법을 두고 대법원과 의회가 맞서고 있다. 한국도 1997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확정 판결 8개월 만에 특별사면된 전례가 있다. 12·3 재판의 마지막 비교 축은 결국 확정 이후가 될 것이다.

남은 재판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국무위원들(한덕수·이상민)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하고 있어, 12·3이 내란인지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 여기서 나올 전망이다. 30년 전 판결과의 비교는 그때 완성된다.

출처

이 글에서 다룬 판례

※ 본 글은 공개 판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건은 자격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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