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 형평성2026.06.281

마약 형량을 15배로 키운 건, 투약이 아니라 유통이었다

마약 투약 자체는 의외로 가벼울 수 있다. 형을 몇 배로 키우는 건 '혼자 쓰는 데서 멈췄는가'다.

마약 형량을 15배로 키운 건, 투약이 아니라 유통이었다

필로폰을 두 차례 투약한 사건(2022노3872)의 형량은 징역 4개월이었다. 마약 사건치고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같은 필로폰 투약이 등장하는 또 다른 사건(2022노2244)은 징역 5년, 열다섯 배였다. 같은 마약인데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었을까.

필로폰, 4개월과 5년을 가른 것 단순 2회 투약 · 초범 징역 4개월 투약 + 매매·제공 + 누범 징역 5년 투약 자체는 가볍지만, 팔거나 나눠주고(유통) 반복하면(상습·누범) 형이 급증한다.

핵심은 '마약을 했다'가 아니라 '마약을 둘러싸고 무엇을 더 했느냐'에 있다. 4개월을 받은 사람은 초범으로, 필로폰을 두 번 투약한 것이 전부였다. 피해자가 따로 없는 단순 투약이고, 동종 전력도 없었다. 마약 투약 초범에게는 집행유예나 단기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사건도 그 범위 안에 있었다.

5년을 받은 사람은 차원이 달랐다. 직접 투약한 것에 더해 필로폰과 대마 등을 사고팔았고, 약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기도 했다. 즉 '쓰는 사람'을 넘어 '퍼뜨리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마약류 범죄로 이미 세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고, 그 형의 효력이 남아 있는 누범기간 중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여기에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일까지 겹쳤다.

마약 형량의 진짜 분기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첫째는 유통이다. 약을 혼자 쓰는 데서 멈췄는지, 아니면 팔거나 나눠줘 확산시켰는지에 따라 책임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진다. 매매·제공은 단순 투약과는 비교할 수 없이 무겁게 다뤄진다. 둘째는 상습성이다. 같은 마약 범죄를 반복하고, 특히 누범기간 중에 다시 손을 대면 법이 형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

마약 사건이 다른 범죄와 다른 점도 있다. 피해자와의 합의 같은 감경 사유가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피해자가 없는 범죄라, 깎을 거리라곤 진지한 반성과 치료 의지 정도다. 그래서 한 번 무거운 구간으로 들어가면 형을 다시 끌어내리기가 더 어렵다.

정리하면, "마약을 했으니 무조건 중형"도, "초범이니 괜찮다"도 모두 절반만 맞다. 혼자 쓰는 데서 멈춘 초범의 단순 투약은 생각보다 가볍게, 팔고 나눠주며 반복한 사건은 생각보다 무겁게 처벌된다. 비슷해 보이는 두 마약 사건의 형량이 크게 다르다면, 투약량보다 먼저 '유통과 상습'이 있었는지를 봐야 한다.

(개별 사건은 쟁점과 사정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고, 위 내용은 우리 데이터에 기록된 범위를 기준으로 한다. 더 많은 마약 판결은 판례 탐색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본 글은 공개 판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건은 자격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댓글

댓글을 남기려면 소셜 계정으로 로그인하세요

댓글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