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 형평성2026.06.281

불법촬영 6개월과 1년 6개월. 찍은 게 아니라 그 다음이 갈랐다

불법촬영의 형량은 '찍었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영상으로 무엇을 했는지가 형을 키운다.

불법촬영 6개월과 1년 6개월. 찍은 게 아니라 그 다음이 갈랐다

누군가를 몰래 촬영했다는 점에서는 같은 불법촬영 사건이다. 그런데 한 사건은 징역 6개월, 다른 사건은 징역 1년 6개월로 세 배 차이가 났다. 같은 행위처럼 보이는데 무엇이 형을 갈랐을까.

6개월을 받은 사건(2019노197)은 내연 관계였던 피해자의 영상을 몰래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하며 수백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건이었다. 1년 6개월이 선고된 사건(2021고합349)은 촬영에 그치지 않았다. 찍은 영상을 이용해 피해자와 그 가족을 협박하고, 한 발 더 나아가 금품까지 요구했다.

불법촬영, 6개월과 1년 6개월을 가른 것 촬영 + 협박 징역 6개월 촬영 + 협박 + 금품 요구 징역 1년 6개월 촬영 자체보다, 그 영상으로 협박을 넘어 금품까지 요구했는지가 형을 키웠다.

불법촬영 사건의 무게는 '찍었다'는 사실 하나로만 정해지지 않는다. 정작 형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은 그 촬영물을 가지고 무엇을 했느냐다. 촬영물을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하면 단순 촬영보다 훨씬 무겁게 다뤄지고, 거기서 더 나아가 돈을 요구하면 공갈이라는 또 다른 범죄가 더해진다. 두 번째 사건이 무거워진 것도, 협박에서 멈추지 않고 금품 요구로까지 나아갔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는 디지털 성범죄에서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촬영은 시작일 뿐이고, 그 영상이 협박의 도구가 되고 유포의 위협이 되고 돈을 뜯는 수단이 될 때마다 책임은 한 단계씩 무거워진다. 피해자가 겪는 고통도 촬영 그 자체보다, 그 영상이 자신을 옭아매는 데 쓰일 때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슷해 보이는 두 불법촬영 사건이라도, 촬영에서 멈춘 사건과 그 영상으로 협박·공갈·유포까지 나아간 사건은 전혀 다른 무게를 지닌다. 형량을 가늠할 때 '무엇을 찍었나'만큼이나 '그 다음 무엇을 했나'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개별 사건은 쟁점과 사정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고, 위 내용은 우리 데이터에 기록된 범위를 기준으로 한다. 더 많은 판결은 판례 탐색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본 글은 공개 판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건은 자격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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