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판결2026.09.283

'그런 일 없습니다'와 '사진 조작' - 이재명 대통령 두 재판을 가른 문장

선거 발언으로 기소된 두 사건에서 1심과 2심은 정반대 결론을 냈다. 같은 말을 '거짓 사실'로 볼지 '답변·의견'으로 볼지에서 판사들이 어떻게 갈렸는지 판결문으로 비교한다.

'그런 일 없습니다'와 '사진 조작' - 이재명 대통령 두 재판을 가른 문장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때 한 말 때문에 두 번 재판을 받았다. 두 사건 모두 1심과 2심의 결론이 정반대로 갈렸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까지 올라갔다. 같은 말을 두고 판사들이 어디서 갈라졌는지, 판결문 속 문장으로 따라가 본다.

근거: 수원지법 성남지원 2018고합266, 수원고법 2019노119, 서울중앙지법 2022고합660, 서울고법 2024노3692 판결문과 대법원 판결 관련 보도(기준일 2026년 9월). 첫 사건은 무죄 확정, 두 번째 사건은 파기환송심이 멈춰 있어 미확정.

두 재판, 한눈에

두 사건 모두 죄명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다. 선거에서 이기려고 후보자 자신의 '행위'에 관해 거짓 사실을 알리면 처벌하는 조항이다. 쟁점은 늘 같았다. 그 말이 거짓 '사실'을 알린 것인가, 아니면 해석이 갈릴 수 있는 답변이나 '의견'인가.

재판심급결과법원이 본 핵심
A 친형 입원 TV토론1심 (2019.5.16)무죄무엇을 부인했는지 특정하기 어려운 불분명한 답변
A 친형 입원 TV토론2심 (2019.9.6)벌금 300만 원지시 사실을 숨겨 적극적 거짓 진술과 같은 정도로 왜곡
A 친형 입원 TV토론대법원 전합 (2020.7.16)무죄 취지 파기환송상대 후보 질문에 대한 답변일 뿐 적극적 공표가 아님
A 친형 입원 TV토론파기환송심 (2020.10.16)무죄 (확정)대법원 판단을 따름
B 대장동·백현동 발언1심 (2024.11.15)징역 1년, 집행유예 2년골프 발언·백현동 발언은 증명 가능한 허위 사실
B 대장동·백현동 발언2심 (2025.3.26)무죄골프 발언은 다르게 해석될 여지, 백현동 발언은 의견 표명
B 대장동·백현동 발언대법원 전합 (2025.5.1)유죄 취지 파기환송2심이 발언 의미를 잘못 해석
B 대장동·백현동 발언파기환송심기일 추후지정헌법 84조(대통령 불소추)에 따른 조치

재판 A: '그런 일 없습니다'는 거짓말인가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TV토론에서 상대 후보가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고 묻자 이 대통령은 "그런 일 없습니다"라고 답한 뒤 가족이 진단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1심도 성남시장 시절 보건소장 등에게 입원 절차 진행을 지시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런데도 1심은 무죄였다. 1심은 이 답변을 "구체적인 행위의 존부를 특정할 수 없는 불분명한 발언"으로 보고,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은 같은 발언을 다르게 읽었다. 대놓고 반대 사실을 말하지 않았더라도 "소극적으로 이를 숨기거나" 덧붙인 말이 전체적으로 거짓을 말한 것과 같은 정도로 사실을 왜곡하면 허위사실공표라는 것이다. 2심은 이 대통령이 "소극적으로 부인만 한 것이 아니고" 절차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당선무효형(벌금 100만 원 이상)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7대 5로 이를 뒤집었다. 토론회 발언은 상대 후보의 의혹 제기에 대한 답변이지 적극적·일방적으로 널리 알린 공표로 볼 수 없고, 입원 절차를 언급할 법적 의무가 없는 이상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수원고법은 2020년 10월 16일 무죄를 선고했고 그대로 확정됐다.

재판 B: '사진 조작' 발언과 '국토부 협박' 발언

2021년 대선 후보 시절 이 대통령은 방송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 책임자(2021년 12월 사망)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말했고, 함께 골프를 쳤다는 의혹 사진에 대해서는 조작이라고 했다. 국정감사에서는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을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했다고 답했다.

'몰랐다'는 부분은 1·2심 모두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사람을 알았는지는 '행위'에 관한 발언이 아니라는 이유다. 갈린 곳은 나머지 두 발언이다.

골프 발언에 대해 1심은 이를 "해외출장 기간 중에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었다. 실제로는 출장 중 함께 골프를 쳤으므로 허위이고, "당시 공개된 사진이 골프를 쳤던 날에 찍은 사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했다. 2심은 공개된 사진이 10명 단체사진의 일부를 잘라낸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이 발언은 '이 사진은 골프 증거가 못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다르게 읽힐 수 있는 말을 불리한 쪽으로만 해석하면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백현동 발언에서 1심은 '협박', '어쩔 수 없이' 같은 표현이 "단순히 사용된 한 구절의 용어"일 뿐이고 발언 전체는 증명 가능한 과거 사실이라고 봤다. 2심은 발언의 핵심이 '어쩔 수 없이'에 있고, 이는 "상대적·주관적 개념"이라 전체적으로 의견 표명이라고 판단했다. 압박받은 상황 자체는 있었으니 '협박'은 다소 과장일 뿐 허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5년 5월 1일 10대 2로 2심을 깼다. 다수의견은 2심이 발언의 의미를 잘못 해석해 법리를 오해했다며, 골프 발언과 백현동 발언 모두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봤다. 반대의견(대법관 2명)은 사실인지 의견인지 가리기 어려운 표현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위해 의견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지금 어디에 와 있나

재판 A는 2020년 무죄로 끝났다. 재판 B는 서울고법 형사7부로 돌아갔지만, 이 대통령이 당선된 뒤인 2025년 6월 재판부가 첫 공판기일을 '추후지정'했다. 법원은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84조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진행 중인 재판도 여기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법조계 견해는 갈려 있다.

두 사건에서 법원을 가른 것은 결국 한 가지 질문이었다. 후보의 말을 가장 불리하게 읽을 것인가, 여러 해석이 가능하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읽을 것인가. 두 대법원 판결은 이 질문에 서로 다른 방향의 답을 내놓았다.

출처

이 글에서 다룬 판례

※ 본 글은 공개 판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건은 자격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댓글

댓글을 남기려면 소셜 계정으로 로그인하세요

댓글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