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2013가합518127서울중앙지방법원 1심2014-07-08 선고검수완료

북파공작원으로 자수한 망인을 불법 구금·사형하고 유족에게 미통보했으며, 아동을 북파공작원으로 훈련시킨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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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요약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8민사부 2013가합518127 민사 사건(2014년 7월 8일 선고, 1심)의 판결 결과는 원고 일부 승소이다. 적용 법조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구 재정법 제58조, 민법 제179조 외 5개이다.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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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무슨 일이 있었나

  • 망인은 1955년 6월경 육군첩보부대 36지구대에 북파공작원으로 채용되어 교육을 받은 후, 같은 해 9월 20일 대원 6명과 함께 동해안을 통해 월북하였다.
  • 망인은 임무 수행 중 1955년 10월경 북한군에 체포되어 간첩 교육을 받았고, 1957년 10월 6일 남하하여 이틀 뒤인 10월 8일 육군첩보부대 27지구대에 자수하였다.
  • 자수 후 망인은 수사권한이 없는 육군첩보부대에서 1957년 10월 8일부터 1959년 4월 24일까지 총 563일 동안 불법 구금 상태로 심문을 받았고, 1959년 12월 2일 중앙고등군법회의에서 진영간첩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확정되었다.
  • 1961년 5월 25일 대구교도소에서 사형이 집행되었고 시신은 화장되었으며, 사형 집행 사실은 2006년 4월 25일에야 망인의 아들인 원고에게 통보되었다.
  • 원고는 1955년경 6세 때 육군첩보부대에서 약 1년 6개월간 북파공작원 훈련을 받았다.
  •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8월 18일 불법 구금, 재판권 없는 재판, 허위 심문경위서 작성 등을 인정하는 진실규명결정을 하였고, 재심에서 2012년 10월 22일 망인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한눈에 보는 결론

망인이 북파공작원으로 자수한 후 불법 구금과 재판권 없는 군법회의에서 사형 선고·집행되었고, 유족에게 사형 집행 사실이 45년 후에야 통보된 사건에서, 원고(망인의 아들)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법원은 불법 구금과 사형 집행, 유족 통지 지연 등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하여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왜 그렇게 판단했나

  • 망인은 수사권한이 없는 육군첩보부대에 의해 구속영장 발부 전까지 563일 동안 불법 구금되었는데, 이는 형법상 불법체포·감금죄에 해당하여 재심사유가 된다고 보았다.
  • 중앙고등군법회의는 망인에 대해 재판권이나 관할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그 재판과 사형 선고는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 망인의 위장 자수를 뒷받침하는 '간첩 심문경위'는 공소 제기 후 대북공작기밀 비밀유지 목적 하에 허위가 개입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신빙성이 의문시된다고 보았다.
  • 원고의 법정진술에 비추어 망인이 아들을 구하기 위해 북한에 전향한 것처럼 가장하여 남파된 후 진정으로 자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 국가는 불법 구금과 사형 집행, 유족에 대한 통지 지연 등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핵심 정리

국가가 북파공작원의 자수 후 불법 구금과 재판권 없는 군법회의를 통해 사형을 집행하고 유족에게 오랫동안 통보하지 않은 과거사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건이다. 또한 아동을 북파공작원으로 훈련시킨 행위에 대해서도 국가의 책임이 일부 인정되었다. 이 판결은 국가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피해에 대해 사법적 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민사 판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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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8민사부 판결 사 건2013가합518127 손해배상(기) 원 고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민창욱, 임미경 피 고대한민국 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 황교안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서혜진 변 론 종 결2014. 6. 17. 판 결 선 고2014. 7. 8.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4. 6. 17.부터 2014. 7. 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 2 - 3. 소송비용은 원고가 90%를, 피고가 10%를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367,586,900원 및 그 중 124,086,900원에 대하여는 1988. 8. 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 의, 4,243,5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망인의 공작활동 및 자수 망 심◎◎(이하 ‘망인’이하 한다)는 1955. 6.경 육군첩보부대 36지구대에 북파공작원 으로 채용되어 교육을 받은 후, 같은 해 9. 20. 대원 6명과 함께 동해안을 통해 월북하 였다. 망인은 임무를 수행하던 중 1955. 10.경 북한군에 체포되어 북한에 머물면서 간 첩교육을 받았고, 1957. 10. 6. 남하하여 이틀 뒤인 10. 8. 육군첩보부대 27지구대에 자 수하였다. 나.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망인은 위와 같이 자수한 1957. 10. 8.부터 위 육군첩보부대에서 조사를 받다가 1959. 4. 24. 육군특무부대로 옮겨졌고, 같은 날 서울지방법원에서 발부받은 구속영장 에 의하여 구속된 상태로 육군특무부대에서 수사를 받았다. 육군특무부대는 1959. 5. - 3 - 4. 망인이 ‘임무를 포기하고 자수한 간첩’이라는 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하였고, 이후 위 사건은 중앙고등군법회의에 기소되었다. 기소 이후인 1959. 5. 13. 육군특무부대는 중앙고등군법회의에 ‘간첩 심◎◎ 심문경위’를 제출하였고, 망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위 장 자수한 간첩’으로 변경되었다. 중앙고등군법회의는 1959. 12. 2. 망인에 대하여 ‘기밀탐지 및 요인의 암살 등을 목 적으로 서울에 잠입한 후 합법을 가장할 의사로 육군첩보부대에 위장 자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구 국방경비법(1948. 7. 5. 남조선과도정부 법률로 제정되어 1962. 1. 20. 법률 제1004호로 폐지된 것, 이하 같다) 제33조 위반의 죄(이하 ‘진영간첩죄’라 한다)를 유죄로 인정하고 사형을 선고하였다. 당시 국방경비법상 피고인의 상소권이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위 판결은 같은 날 확정되었다. 위 확정판결에 따라 1961. 5. 25. 대구교도소에서 망인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후 그 시신은 화장되었다. 위와 같은 사형집행 사실은 2006. 4. 25.에 이르러서야 망인의 아 들인 원고에게 통보되었다. 다. 진실규명결정 및 재심판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정리위원회’라 한다)는 2009. 8. 18. 위 사건에 관하여 ① 수사권한이 없는 육군첩보부대가 1957. 10. 8.부터 총 563일 동안 망인을 불법 구금상태에서 심문하였고, 중앙고등군법회의가 재판권이 없는 상태 에서 재판하였으며, 위장 자수의 근거가 된 ‘간첩 심◎◎ 심문경위’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판단되므로, 망인에 대한 국방경비법의 적용, 중앙고등군법회의의 재판 및 사형 선고가 위법하고, ② 육군첩보부대는 1956. 망인의 아들인 원고에게 군사훈련을 시켰 으며, ③ 국방부는 가족들에게 망인의 사형집행 사실을 통보하지 않고 시신을 인도하 - 4 - 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진실규명결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1. 3. 7. 위 확정판결에 관하여 이 법원에 재심청구를 하였고, 이 법 원은 2012. 6. 13. 망인이 법령상 수사권한이 없는 육군첩보부대에 의해 1957. 10. 8. 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1959. 4. 24.까지 총 563일 동안 불법 구금된 것은 형법 제 124조 제1항의 불법체포‧감금죄에 해당하므로 재심사유가 있고, 재심대상판결 당시 중 앙고등군법회의는 망인에 대하여 재판권 내지 관할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재심청 구의 재판권 및 관할은 일반법원에 있다고 판단하여 재심개시결정을 하였다. 위 재심개시결정에 따라 진행된 재심사건에서 이 법원은 2012. 10. 22. 재심대상 사 건의 재판기록이 폐기되어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수사기록의 일부, 재심대상 사건의 판결문과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서 등 확보 가능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 하여, ① 망인이 북한의 남파간첩으로 활동할 의도로 위장 자수를 하였다는 사실을 직 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인 ‘간첩 심◎◎ 심문경위’는 공소가 제기된 이후 대북공작기 밀 비밀유지의 목적 하에 허위가 개입되어 작성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그 신빙성에 의문이 있고, ② 이 사건 원고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망인이 대북공작 임무를 부여받고 북파되었다가 북한 측에 체포된 상태에서 아들이 어린 나이에 육군첩보부대 에서 북파공작원으로 훈련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들을 구하기 위해 북한에 전향 한 것처럼 가장하여 우리나라로 남파되는 방법으로 돌아와 곧바로 육군첩보부대에 진 정하게 자수하였을 수 있다는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망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같은 달 30. 확정되었다. 라. 형사보상금 지급 및 특수임무수행자 보상결정 재심판결 확정 후 원고는 형사보상신청을 하여 2013. 5. 29. 망인에 대한 구금 및 사 - 5 - 형집행에 대한 형사보상금 272,923,200원을 유일한 상속인인 원고에게 지급하라는 결 정을 받고, 같은 해 6. 내지 7.경 위 형사보상금을 수령하였다. 한편, 원고는 2005. 2. 1.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심의위원회에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금 지급신청을 하였다가 망인은 진영간첩죄로 사형을 당했으므 로 보상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결정을 받았다. 이후 위와 같이 망인에 대한 재심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보상심의위원회는 직권으로 재심사하여 2013. 1. 29. 원고에게 보상금 194,767,230원을 지급한다는 보상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위 보상금의 수령을 거절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8, 10, 14호증, 을 제1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원고에 대한 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① 망인에게 북파공작활동을 시키고, ② 망인을 자수한 때부터 사형이 집행될 때까 지 총 1,326일 동안 불법 구금하고, ③ 수사권 없는 군 수사기관과 재판권 없는 군사 법원에 의하여 위법한 수사와 재판이 이루어진 결과 망인이 사형당한 것은 망인과 원 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④ 망인에 대한 사형집행 사실을 유족들에게 알 려주지 않고 임의로 사체를 화장하여 유기하고, ⑤ 육군첩보부대에서 1955.경부터 약 1년 6개월간 당시 만 6살이던 원고에게 북파공작원 훈련을 시킨 것은 원고에 대한 불 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 및 원고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을 지는데, 망인의 유일한 상속 인인 원고가 망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상속하였다.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역의 금액 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1) . - 6 - 1. 위자료 가. 망인 (합계 26억 3,350만 원) ① 행위 : 1억 원, ② 행위 : 9억 3,350만 원, ③ 행위 : 16억 원 나. 원고 (합계 18억 6,000만 원) ① 내지 ③행위 : 10억 원, ④ 행위 : 5억 원, ⑤ 행위 : 3억 6,000만 원 2. 일실수익 망인 : 124,086,900원 3. 손해배상책임 성립여부 가. 망인의 북파에 의한 불법행위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1955.경 망인과 같은 민간인을 군 부대에서 훈련시키고 북파공작활동을 수행케 할 법률상 근거가 마련되어있지는 아니하 였으나, 망인이 북파공작활동의 취지와 방법 등을 충분히 인지하고서 공작임무 수행에 응한 사실이 인정된다. 당시는 국제적으로 동서의 냉전이 치열했던 시기이며, 한국전쟁이 종료된 지 10년도 되지 않은 시점으로서 남북한이 고도의 군사적 긴장관계로 대치하고 있었으므로 국가 안보가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상황이었기에 국가가 안보를 위한 조치를 강구함에 있어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지 않을 수 없어 북파공작활동에 관한 법률상 근거가 미비하였다 는 사정만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위와 같은 북파행위가 남측과 북측 사이에 체결된 정전협정에 위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협정위반을 국민에 대한 관계에서 위법행위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다9815 1) 원고는 위 합계 4,617,586,900원에서 형사보상금으로 2억 5,000만 원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하여 청구취지 금액을 산정하였다. - 7 -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망인에 대한 수사과정에서의 불법행위 1)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육군첩보부대에 자수한 1957. 10. 8.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날인 1959. 4. 23.까지 자유로운 외출이나 면 회가 제한된 상태에서 육군첩보부대로부터 망인의 북파 과정 및 북한에서의 상황, 다 시 남파된 후 자수한 과정 등에 관하여 조사받았는데, 당시 육군첩보부대는 법령상 범 죄 수사권이 없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망인은 위 563일 동안 헌법상 영장주 의를 위반한 불법 구금 상태에서 육군첩보부대로부터 위법한 수사를 받았다고 할 것이 다. 이를 피고의 주장과 같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단순한 보호‧교육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에 대하여 1959. 4. 24. 서울지방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 되었으므로, 그 이후 망인이 기소될 때까지의 구금은 법원의 영장에 의한 것으로서 적 법하다. 한편, 구 국방경비법은 원칙적으로 군인만을 적용대상으로 하였으나(제1조), 제33조 의 진영간첩죄에 대하여는 ‘조선경비대의 여하한 요새지, 주둔지, 숙사 혹은 진영 내에 서 간첩으로서 잠복 또는 행동하는 여하한 자든지 고등군법회의에서 차를 재판하며, 유죄 시에는 사형에 처함’이라고 규정하여 예외적으로 민간인에게도 적용되도록 하였 고, 이 경우 고등군법회의가 재판권을 갖는다.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육군특무부대는 ① 1959. 4. 24. 서 울지방검찰청에 ‘지령을 받고 남침 및 서울에 잠복 암약 중이던 자’라는 단순 간첩 혐 의의 범죄사실로 망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의뢰하였고, ② 같은 해 5. 2.경 작성한 - 8 - 송치의견서에도 망인이 ‘서울에 잠입한 후 임무수행을 할 의사를 포기하고 소속부대에 복귀하고자 사방에 탐문하여 육군첩보부대에 자수한 자’라고 기재하였으며, ③ 같은 해 5. 5.경 작성한 괴뢰대남간첩 인수처리결과보고에도 망인이 ‘6‧25 전후를 통하여 대북 공작에 종사한 자이므로 민간재판에 회부할 시는 군의 대북공작기밀이 누설되어 차기 공작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것이므로 소관 서울지검과 절충하여 1959. 5. 4. 중앙고등 군법회의에 송치 처리하였음’이라고 기재하였다. 위와 같이 당시 육군특무부대는 망인을 진영간첩죄가 아닌 단순 간첩의 혐의로 수사 하고 있었음에도 기밀누설을 방지할 목적으로 법률상 근거 없이 중앙고등군법회의에 송치한 점에 비추어, 육군특무부대는 민간인인 망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음을 알면서도 불법적으로 망인을 수사하였다고 할 것이다. 다. 망인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의 불법행위 법관의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바로 그 재판상 직무행위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위법한 행위에 해당하여 국가 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해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 을 가지고 재판을 하였다거나 법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 준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등 법관이 그에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한 경우에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99다2421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은 ‘임무를 포기하고 자수한 간 첩’으로 기소되었다가 공판과정에서 ‘위장 자수한 간첩’으로 공소사실이 변경되어 구 국방경비법상 진영간첩죄가 적용되었으므로, 공소장 변경절차를 통해 중앙고등군법회 - 9 - 의 망인에 대한 재판권 흠결은 치유되었다. 또한, 망인에 대하여 허위 작성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그 신빙성에 의문이 있 는 증거를 유죄의 근거로 삼고, 진정하게 자수하였을 의심을 배제하기 어려운 데에도 위장 자수를 인정함으로써 진영간첩죄를 유죄로 판단한 중앙고등군법회의의 재판에 그 러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해당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 고 재판을 하였다거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 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그렇게 볼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92조에 의하면 기소된 이후의 구속기간은 2월이고, 2월 씩 2차 에 걸쳐 갱신할 수 있는데, 망인이 기소된 1959. 5. 4. 이후 구속기간의 갱신결정이 있 었던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망인은, 기소된 날로부터 2월의 구속기간이 도과한 1959. 7. 4.부터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 날인 1959. 12. 1.까지 151일 동안, 만 일 구속기간의 갱신이 있었더라도 최대 6월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1959. 11. 4.부터 28 일 동안 위법하게 구속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다. 중앙고등군법회의는 형사소송법을 위 반하여 망인을 불법 구금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함으로써 망인의 신체의 자유 및 방 어권을 침해하였고, 이는 직무상 요구되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였다고 보여 불법행 위가 성립한다. 라. 사형집행 사실의 은폐에 의한 불법행위 당시 시행되던 행형법(1961. 12. 23. 법률 제85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에는 사 형집행 사실을 유족에게 통지할 의무가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같 은 법 제57조는 ‘수형자 사망한 때에 그 사체를 직시 인수하지 아니하면 가장하되 필 요에 의하여 화장할 수 있다’, 제58조는 ‘사체 또는 유골은 친족 또는 친지의 청구에 - 10 - 의하여 교부한다’고 각 규정하였는데, 이는 유족이 사형집행 사실을 아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피고는 사형집행 즉시 유족들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여 유족들로 하여금 위 규정에 따른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신의칙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06. 4. 25. 이전까지 원고에게 망인의 사 형집행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것은 위와 같은 통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다만, 피고가 망인의 사체를 화장한 것은 위 제57조에 근거한 것이므로 위법한 사체유기행위라고 보 기 어렵다. 마. 원고의 북파공원 훈련에 의한 불법행위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1955.경 망인을 찾아 강원도 화진포에 있는 육군첩보부대 36지구대 소속 65지대에 찾아갔다가 그 곳에서 약 1년 6 개월 정도 머물게 되었는데, 지대장이 당시 6살에 불과한 원고에게 무서운 분위기에서 제식훈련, 사격훈련, 산행 및 수상훈련 등 북파공작을 위한 혹독한 훈련을 시킨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미성년자인 원고는 강제로 훈련을 받으면서 가혹행위를 당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바. 소결론 피고 소속 공무원들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하여 국가권력을 이 용하여 망인을 불법 구금하고 위법한 수사와 재판을 함으로써 망인을 사형시키는 불법 행위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사형집행 사실에 관한 통지의 무를 해태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입게 하였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 정이 없는 한 국가배상법(1967. 3. 3. 법률 제1899호로 폐지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에 - 11 - 따라 망인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소멸시효 완성 여부 1) 피고는, 이 사건 소가 각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이 지난 뒤에 제기되었으므로 원 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은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에 대한 권리이므로, 구 재정법(1951. 9. 24. 제정되어 1961. 12. 19. 법률 제849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 58조에 의하여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 동안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 또한 민법(1964. 12. 31. 법률 제16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9조에 의 하면, 소멸시효의 기간만료 전 6월내에 무능력자의 법정대리인이 없는 때에는 그가 능 력자가 되거나 법정대리인이 취임한 때로부터 6월내에는 시효가 완성하지 아니한다. 갑 제1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1949. 2. 23.생이므로, 1969. 2. 23. 만 20세 로 성년이 되었다(민법 제4조). 그렇다면,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1961. 5. 25. 사형되었고, 원고는 1956.경까지 북파공작원 훈련을 받았으므로, 위법한 수사와 재판에 관한 망인과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 및 북파공작원 훈련에 관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 권은 각 원고가 성년이 된 때로부터 6월이 지난 1969. 8. 23.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② 원고가 2006. 4. 25. 망인의 사형집행 사실을 통보받은 때 통지의무 위반에 의한 불 법행위가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그로부터 5 년이 지난 2011. 4. 25.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재심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원고가 손해배상청구권을 행 사할 수 없는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있었으므로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재심 무죄판결이 - 12 - 확정된 2012. 10. 30.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률상의 장애사유란, 예컨대 기간의 미도 래나 조건 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 애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대법원 2005. 4. 28. 선고 2005다3113 판결 등 참조),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권리남용 해당 여부 원고는,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재항변한다. 채무자의 소멸시효를 이유로 한 항변권의 행사도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 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은 것이어서,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면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 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고,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 등으 로 수집한 증거 등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았으나 재심사 유의 존재 사실이 뒤늦게 밝혀짐에 따라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후 국가기관 의 위법행위 등을 원인으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채권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 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채무자인 국가의 소멸시효 완 성의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 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등 참조). ① 망인에 대한 위법한 수사와 재판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위 법리에 비추어 재 - 13 - 심 무죄판결이 확정된 2012. 10. 30.까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상의 장애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그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 기 전인 2013. 4. 30.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였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피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 ② 사형집행 사실에 관한 통지의무 위반 및 원고에 대한 북파공작원 훈련에 관한 사 실은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에서 이미 밝혀졌고, 재심판결의 판단대상이 아 니다. 그렇다면, 위 진실규명결정이 있었던 2008. 8. 18. 객관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해소되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그로부터 6개월 이 지난 후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 는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재항 변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결국 망인에 대한 위법한 수사와 재판에 관한 망인 및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만이 남는다. 5. 손해배상의 범위 가. 망인의 일실수익 원고는, 망인이 얻을 수 있었던 일실수익은 불법 구금이 시작된 1957. 10. 8.부터 만 65세가 되는 1988. 8. 7.까지 1988년의 월 평균 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계산한 124,086,900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가동연한이 만 65세라거나 1988년의 월 평균 도시일용 - 14 - 노임을 기준으로 계산하여야 할 사정을 인정할 만한 어떠한 객관적인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 나아가 1957년부터 상당한 기간 동안 통계소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 고, 원고가 받은 형사보상금에는 1957. 10. 8.부터 1961. 5. 25.까지 총 1326일 동안의 구금에 대하여 2012년의 최저임금법상 일금 최저임금액인 5배인 183,200원을 기준으 로 계산한 일실수익의 배상도 포함되어 있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망인의 일실수 익 손해액은 위자료의 증액사유로 참작하기로 한다. 나. 위자료 1) 망인과 그의 가족인 원고가 이 사건으로 인해 겪었을 정신적 고통, 그 후 상당 기간 계속되었을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 불법행위의 내용과 정도, 불법의 중대 함, 형사보상금 액수, 유사 사건과의 형평, 이 사건 불법행위에 따른 재산상의 손해를 확정하는 것이 곤란하여 위자료 액수의 산정에 망인이 입은 재산상 손해도 함께 고려 될 필요가 있는 점,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특별위로기준금액이 유 족들 합계 최고 121,320,000원인 점(같은 법 시행령 별표4 제1호), 특수임무수행자 보 상심의위원회가 보상금을 194,767,230원으로 결정하였던 점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에 대하여는 260,000,000원, 그 자녀인 원고에 대하여는 40,000,000원을 위자료로 정함이 상당하다. 원고는 망인의 사망 당시 유일한 상속인이었으므로 원고가 망인의 위자료를 단독으 로 상속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300,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 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수령한 형사보상금을 추가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 하나, 원고가 이미 위자료에서 형사보상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청구하고 있으므 - 15 - 로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14. 6. 1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 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4. 7.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 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 어 인용한다. 재판장 판사김연하 판사이태경 판사이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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