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 10개월과 2년 6개월 - 얼마를 빼돌렸나보다 '어떻게 숨겼나'
세금을 덜 낸 액수만큼이나, 얼마나 정교하게 흔적을 지웠는지가 형을 가른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같은 조세포탈이다. 그런데 한 사건은 징역 10개월, 다른 사건은 징역 2년 6개월로 세 배 가까이 갈렸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었을까.
10개월을 받은 사건(2008고합90)은 허위 세금계산서 열다섯 장을 만들어 제출하고, 허위 매출처별 세금계산서 합계표를 낸 사건이었다. 서류를 거짓으로 꾸민 비교적 단순한 형태다. 반면 2년 6개월이 선고된 사건(2010노1728)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실체 없는 위장 사업자등록을 만들고 차명 계좌를 동원해, 세금계산서 자체를 발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매출을 통째로 감췄다.
조세포탈의 형량을 가르는 축은 크게 둘이다. 하나는 포탈한 세액의 규모다. 빼돌린 세금이 일정액을 넘으면 일반 조세범처벌법이 아니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면서 법정형의 바닥이 올라간다. 이 점은 횡령·배임처럼 돈이 걸린 범죄에서 공통적으로 작동하는 '액수의 선'이다.
다른 하나는, 이 사건이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수법의 적극성'이다. 단순히 서류를 거짓으로 꾸민 것과, 실체 없는 회사를 세우고 차명 계좌를 동원해 거래 자체를 숨긴 것은 죄질이 다르게 평가된다. 후자는 세금을 덜 내려는 소극적 회피를 넘어, 과세 당국의 추적을 적극적으로 따돌리려 한 계획적·조직적 은닉이기 때문이다. 법원이 무겁게 보는 것도 바로 이 '얼마나 치밀하게 숨겼는가'다.
그래서 같은 조세포탈이라도 허위 서류 몇 장에 그친 사건과 위장 사업자·차명 계좌까지 동원한 사건은 출발선이 다르다. 비슷해 보이는 두 조세 사건의 형량이 크게 다르다면, 포탈한 금액과 함께 '어떤 방법으로 감췄는가'를 봐야 한다. 빼돌린 액수만큼이나, 그 흔적을 지우려 한 정교함이 형을 정한다.
(개별 사건은 쟁점과 사정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고, 위 내용은 우리 데이터에 기록된 범위를 기준으로 한다. 더 많은 조세 판결은 판례 탐색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본 글은 공개 판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건은 자격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