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추행·촬영, 한 명은 풀려나고 한 명은 갇혔다 - 무엇이 갈랐나
일터에서 벌어진 강제추행과 불법촬영. 범행은 닮았지만 한 피고인은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다른 피고인은 실형을 받았다. 형을 가른 건 범행이 아니라 그 이후의 태도였다.

일터에서 벌어진 강제추행에 동의 없는 동영상 촬영까지 더해진 두 사건이 있다. 두 사건은 피해자가 일하던 곳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점, 추행과 불법촬영이 함께 있었다는 점까지 닮았다. 그런데 한 피고인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고, 다른 피고인은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갔다. 선고된 형의 길이는 넉 달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결과는 한쪽은 감옥에 가고 한쪽은 가지 않은, 전혀 다른 갈림길이었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은 범행 자체가 아니라 범행 이후의 태도였다.
집행유예를 받은 2024노1726 사건의 피고인은 강제추행을 인정했고,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없었다. 우리 양형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그리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무게가 가장 큰 감경 요소에 속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를 회복하려 한 노력이 실형과 집행유예의 경계를 넘게 한 셈이다.
반대편 2023고단1179 사건의 피고인은 정반대로 행동했다. 범행을 부인했을 뿐 아니라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았고, 동영상 촬영 여부를 확인하려는 피해자를 오히려 무고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했다. 압수수색에도 동영상이 든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았고, 수사 중에는 변호인과 파일 삭제를 의논하는 등 증거를 없애려 했다. 판결문은 이런 사정들을 하나하나 무거운 정상으로 짚었다. 범행 이후의 부인과 2차 가해, 그리고 증거 인멸 시도가 그 자체로 형을 끌어올린 것이다.
여기서 드러나는 원칙은 분명하다. 우리 형사재판은 '무슨 일을 저질렀나'만 보지 않는다. 그 뒤에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를 회복했는지, 아니면 피해자를 다시 괴롭히고 증거를 감췄는지까지 함께 본다. 범행의 무게가 엇비슷할 때, 이 사후의 태도가 집행유예와 실형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되곤 한다.
물론 이 비교는 두 판결문에 드러난 정상만 따라간 것이고, 재판부는 추행의 정도와 피해자가 받은 고통, 피고인의 전력 등 더 많은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 비슷한 사건들의 양형이 실제로 어떻게 갈리는지 궁금하다면 판례 탐색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다.
※ 본 글은 공개 판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건은 자격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세요.